겨우겨우 비를 피해 구경을 마치고 나서 숙소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녁 8시 정도에 위르굽 오토갈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했거든요. 매표소 직원에게 부탁을 하니 친절하게도 택시를 불러줬습니다. 택시라고 해 봤자 예전 현대에서 나온 엑셀 보다 더 낡아 보이는 소형차였지만요. 숙소 로비로 돌아와서 젖은 옷을 난로 옆에 걸어 놓고, 소파에 앉아서 호텔 노트북으로 일기예보와 네이버를 검색하며 시간을 때웠습니다. 터키까지 와서 인터넷으로 시간 때우기는 정말 아쉬웠지만, 비도 너무 많이 오고 몸도 지쳐서 별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Canon EOS 20D | 18.0mm비오던 괴레메 야외박물관에서 어렵게 택시를 잡아타고 엘킵 호텔로 돌아갑니다.



호텔 로비에서 쉬는 동안에 우연히도 한국계 미국인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부인은 한국에서 어렸을 때 이민을 가신 분이었고 남편 분은 미국에서 태어나신 한국인이었습니다. 짧은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서 이야기를 했는데, 카파도키아에 와서 한국 분을 만난다는게 좀 신기했습니다. 기아자동차 미국 법인에서 일을 하시다가 지금은 폭스바겐에서 일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호텔에서 불러 준 택시를 타고 위르굽 오토갈에 도착했습니다. 위르굽에 돌아와서 보니 위르굽 읍내 구경을 못 한 게 좀 아쉽더라고요. 음식점도 조금 있고, 가게들도 좀 있었는데 말이지요. 전날 피곤하다는 핑계로 호텔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게 조금 아쉬웠어요. 버스에 오르니 반가운 얼굴이 있었습니다. 바로 베냐민인데요 이렇게 다시 만나니 조금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베냐민이 계속 수다를 떨까 봐 좀 걱정이 되어서 이야기를 조금 듣다가 피곤해서 잠이 든 척 했습니다. 베냐민은 아이팟 터치 (인지 아이폰인지?)로 지금까지 찍어 둔 여행 사진을 보여주다가 제가 잠든 것을 보고 자기도 잠을 청하더군요.

 

Canon EOS 20D | 18.0mm제가 탄 터키 고속버스는 깨끗하고 컸습니다. 다만 좌석이 우등좌석과 일반 고속버스 좌석 중간정도 되어서 조금 좁았지요. 우등버스 정도만 되어도 좋았을텐데...



Canon EOS 20D | 18.0mm중간에 작은 도시들을 몇 군데 들려서 갑니다.





버스는 네브세이르를 거쳐서 안탈야를 향해 길고 긴 길을 달렸습니다. 계속 자느라 어떻게 가는지 몰랐지만 휴게소에 들릴 때 마다 깨서 보니 정말 먼 여행을 하는 것 같더군요. 호수도 지나고 산도 지나가고. 시간도 계속해서 흘렀습니다. 대략 13시간 되는 일정인데, 버스 의자에 앉아 쪼그려 자고 있으니 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것을 하는 생각도 좀 들었어요. 아니면 버스가 우등 버스처럼 편하던가……

 

Canon EOS 20D | 18.0mm버스 정류장 슈퍼



Canon EOS 20D | 18.0mm버스가 2층 버스정도는 아니지만 꽤 높게 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내리는 문의 계단인데 밖에서 보면 2층 버스 같아 보여요.



Canon EOS 20D | 44.0mm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고 있는 버스들.



Canon EOS 20D | 18.0mm이건 무얼까요? 음음...



Canon EOS 20D | 18.0mm다시 출발하려는 버스. 지금은 9시 29분.




좁은 버스의자에서 불편한 잠을 청해 자는 도중에도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할 때 마다 잠깐씩 눈이 떠 집니다. 생각보다 중간 경유지가 많더군요. 버스 안에 그 많던 사람들도 자기 동네에서 하나 둘 내리고 타기를 반복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새벽이 되자 멀리 동이 터 오는 것이 보입니다. 버스에서 밤을 지새우고 새벽 하늘을 본 것이 벌 써 두 번째이군요. 버스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은 넘 힘들어요.

 

Canon EOS 20D | 18.0mm새벽에 정차한 정류소 겸 휴게소.



Canon EOS 20D | 18.0mm새벽녘의 터키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새벽 하늘이 점차 밝아오는 가운데 버스는 첩첩 산중을 가로 질러 갑니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다가 산 정상을 넘었는지 내리막길로 향하더군요.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안탈야가 가까워 지면서 지중해가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는 벌써 평지로 접어들고, 인가도 하나 둘 늘기 시작합니다. 곧 버스가 안탈야 오토갈에 도착하고 사람들이 모두 내립니다. 우리 일행도 이제 페티예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려고 네브세이르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페티예까지 가는 버스도 새벽에 탔던 버스만큼 큰 고속버스 이기를 바랬는데, 아뿔싸! 돌무쉬였습니다.

 

Canon EOS 20D | 32.0mm드디어 해가 뜨고 버스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지중해 바닷가로 달려갑니다.



Canon EOS 20D | 55.0mm새벽 어스름에 보이는 주변 산들.



Canon EOS 20D | 18.0mm해가 떠오르네요. ^^;



Canon EOS 20D | 55.0mm이제 완전히 아침이 다 되었습니다.



Canon EOS 20D | 32.0mm안탈야 시내에 거의 다다른 버스.



Canon EOS 20D | 18.0mm안탈야 고속도로 톨게이트입니다.



Canon EOS 20D | 18.0mm안탈야 오토갈입니다. 한국 버스 정류장과 비슷해 보이지요?



Canon EOS 20D | 18.0mm안탈야에서 페티예까지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한 크기의 돌무쉬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큰 버스가 편한데... 작은 버스는 싫어요.ㅜ.ㅠ.



Canon EOS 20D | 55.0mm터키 버스에서 제공한 단케잌. 달아서 단케잌인가요? ^^



Canon EOS 20D | 55.0mm단켘 .. 정말 답니다.



Canon EOS 20D | 44.0mm안탈야 버스 안내판.



서울에서 터키로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 카페에서 본 글에 따르면 돌무쉬로 몇 시간 이동하는 것은 정말 피곤하다고 하던데,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새벽에 10시간 넘게 버스를 타느라 많이 피곤한데, 더 좁고 불편한 버스에서 4-5시간을 더 가야 한다니 말입니다. 그래도 돌무쉬 치고는 좀 크기가 큰 편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Canon EOS 20D | 55.0mm갈아탄 돌무쉬는 안탈야를 떠나 페티예로 향합니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 있던 버스 요금표.



Canon EOS 20D | 37.0mm안탈야를 빠져 나가네요. GOODBYE.



Canon EOS 20D | 37.0mm안탈야 외각 건물 모습입니다.



Canon EOS 20D | 53.0mm시내 표지판.



Canon EOS 20D | 25.0mm안탈야에 있던 주유소입니다. TOTAL은 터키 브랜드인가요? 아니면 다국적 브랜드인가요? 잘 모르겠어요.



버스는 한 시간 정도 후에 안탈야 오토갈을 출발해서 다시 산맥으로 들어갑니다. 산길을 따라 4시간 정도 가야 페티예가 나온다고 하네요. 산이 많은 곳을 따라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으니 태백 산맥을 넘는 기분이 듭니다. 대신 산 모양은 조금 다른데, 강원도의 산에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빽빽이 산을 덮고 있는데, 이 곳의 산에는 나무 보다는 덤불 같은 것과 키 작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습니다. 좀 황폐한 느낌이 납니다. 바위산이 많아서 그런가 좀 풍성하다는 느낌보다는 앙상하다는 느낌입니다.

 

Canon EOS 20D | 18.0mm터키 서남부 지역의 산악지대. 바위산이 덤불과 잔디로 덮여있네요.



Canon EOS 20D | 18.0mm조금은 색달라 보이는 터키의 산.



Canon EOS 20D | 18.0mm터키 산촌. 시골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안탈야에서는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었는데, 버스가 산 속에서 두어 시간 정도 헤매는 동안 다시 흐려졌습니다.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아 이번 터키 여행에서는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구나 하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나 봐요.

 

산 길을 가는 도중 시골 집들을 더러 볼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나 충청북도 산골에서 볼 수 있는 작고 오래된 한국 집들과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산촌이나 농촌의 풍경은 터키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이 곳도 도시화 때문에 시골에서 사람들이 많이 떠났는지 빈 집이 많이 보입니다. 사람이 모여있는 도시나 인적이 드문 시골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자연 환경은 많이 다르지만요.

 

Canon EOS 20D | 55.0mm다시 찾아온 흐린 하늘과 터키 농가.



Canon EOS 20D | 24.0mm페티예까지 가는 돌무쉬도 작은 휴게소를 몇 번 들립니다. cola turka.. 이건 815 콜라의 형제일까요?



Canon EOS 20D | 33.0mm제가 타고 페티예까지 갔던 돌무쉬. 미니버스.



Canon EOS 20D | 33.0mm터키 산촌 농가입니다.



Canon EOS 20D | 18.0mm길가 마을 구멍가게.



Canon EOS 20D | 34.0mm중간에 감자를 망에 쌓서 파는 곳도 있어요.



Canon EOS 20D | 55.0mm왠지 익숙한 비닐하우스 풍경.



Canon EOS 20D | 55.0mm또 다른 터키 농가.



창 밖으로 험한 산세를 보며 두어 시간을 더 달리자 버스는 서서히 평지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춥고 비가 내리던 날씨도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로 바뀝니다. 이제 페티예에 거의 다 온 것 같아요. 페티에는 에게해와 지중해 사이 정도에 있는 항구 도시라 날이 많이 따뜻한가 봅니다. 버스가 시내에 도착하자 창 밖에 보이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가게들도 많고 차들도 조금 보이더군요. 한국의 지방 소도시 같은 분위기 입니다. 날씨는 정말 여름 같습니다. 햇살도 따갑고 사람들도 반팔 셔츠를 많이 입고 다니네요.


Canon EOS 20D | 18.0mm이제 다시 날이 맑아집니다. 야호 !!!



Canon EOS 20D | 36.0mm지나가는 양떼.



Canon EOS 20D | 36.0mm산악 지방에서 내려와 해변가 저지대로 오니 날이 다시 맑아집니다. 푸른 들판과 멀리 보이는 눈으로 덮인 산들.



Canon EOS 20D | 28.0mm고산 지대에서는 좀 춥고 비가 왔었는데, 바닷가로 내려오니까 덥고 날이 정말 쨍쨍하네요. 페티예 시내.



Canon EOS 20D | 27.0mm페티예 오토갈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



Canon EOS 20D | 18.0mm페티예 오토갈입니다. 건물 1층에 여러 버스 회사의 사무실이 들어서 있네요.



Canon EOS 20D | 18.0mm파묵칼레까지 가는 버스표를 샀던 사무실.



Canon EOS 20D | 18.0mm페티예에서 발견한 카르푸. 몇일 되지도 않았지만 서울에서 익숙한 풍경을 보자 너무 반가웠어요. ^^;



Canon EOS 20D | 24.0mm페티에와 왈류데니즈 사이에 있던 높은 산.



Canon EOS 20D | 18.0mm페티예 오토갈 주차장입니다.



Canon EOS 20D | 18.0mm페티예 오토갈 상가.



Canon EOS 20D | 18.0mm이제 페티예에서 오토갈로 넘어갑니다. 헥토르의 픽업 트럭을 타고 넘어갔어요. 저기 보이는 바다는 왈류데니즈의 푸른 바다 !!!



Canon EOS 20D | 18.0mm왈류데니즈 호텔촌 입성 !! 완전 휴양지 같아 보이네요 !!



다음 이야기는 더위를 좀 더 식힌 다음에 올려보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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