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란볼루는 정말 작은 시골 마을 같았습니다. 밤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 도착했는데, 정류장 크기도 너무 작고 내리는 손님도 거의 없었으니까요. 하긴 여행 책에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글을 보고 찾아온 아시아 저 건너편 여행객 이외에는 별로 찾아올만한 사람들이 없겠지요. 다행히 택시가 두어대 서 있어서 잡아 탔습니다. 택시 아저씨도 영어가 서툴렀는데, 제가 적어간 호텔 주소를 보여주자 알았다는 눈치를 주면서 차를 몰고 떠났습니다. 어둡고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10여분 달리니 여행 책에서 본 것과 비슷해 보이는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로등 불빛에 비친 오스만 제국의 전통 가옥들이 여기가 샤프란볼루라는 것을 알려주더군요. 호 텔 앞에 도착하니 미리 전화를 받고 기다리고 있던 호텔 주인 할아버지가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호텔 방 장농 모습


곱게 정리된 타월


타월 ~ ~


 
이 귈비 호텔 할아버지는 참 인상적인 외모의 소유자였는데, 180정도 되는 큰 키에 흰 금발머리를 말총머리로 묶었고 목소리는 아주 굵은 저음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드라큘라 백작의 친구쯤 되어 보이기도 했고요. 이 멋쟁이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찬찬히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것 같군요. 방을 배정받은 다음 짐을 들고 뒤 건물로 향했습니다.


이 호텔은 두 개의 건물로 되어 있는데, 입구가 있는 건물은 로비하고 주인집이 살고 있는 것 같고 객실은 마당 건너편에 있는 뒤 건물에 있었습니다. 뒤 건물 일층에는 커다란 식당이 있었는데, 밤 늦은 시간이라 불이 껴져서 희미한 윤각만 볼 수 있었어요. 샤프란볼루가 유명해진 이유는 18세기 오스만 제국의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인데요, 이 호텔도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같았습니다. 바닥은 나무되어 있어서 걸을 때 마다 삐걱 소리가 나고, 방문도 모두 나무 판자로 되어 있었습니다. 문을 열 때마다 경첩과 나무 문틀 사이에서 끼끼긱 하는 소리가 작게 나구오. 걸을 때 마다 나무 냄새가 은근히 나더군요. 벽에는 오스만 양식으로 된 접시들이 붙어 있고, 거실 마루에는 양탄자와 손님 접대용 긴 소파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호텔 복도


방과 방 사이에 복도가 로비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내려가는 계단.


 

호텔 창문.


복도 의자에서.



호텔 복도에서..



요정이 나올 것 같은 램프.. 램프 맞나? ^^



제가 머물 방은 좀 작았는데, 침대는 기이하게 커서 방을 거의 다 채우고 있었습니다. 퀸 사이즈의 침대 메트리스는 허리 위까지 올 정도로 높았고, 녹색 실크 이불이 덮여 있었습니다. 방 주변을 둘러보니, 흰 벽에 나무로 된 가구들과 옷장 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화장대 앞에 놓여진 호텔 이용 안내문 위에는 터키 전통 과자인 로쿰 몇 개와 편하게 쉬다 가시라는 주인 할아버지의 인사말이 적혀있는 엽서가 놓여 있었어요. 생긴 것과 다르게 매우 섬세한 분인 것 같았습니다. 매듭으로 장식된 수건까지!
 

잘 정리된 테이블



전통 식 건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은 매우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다른 것은 전통 식으로 해도 씻는 것이나 볼일 보는 것은 전통 식으로 하기 힘들잖아요. 그런 것을 배려한 듯, 깨끗한 거울과 세면대, 샤 워 부스, 변기 이런 것들이 홍대 카페에 있는 것처럼 꾸며져 있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손으로 누르면 샤워 젤이 나오는 통이 조금 녹슬어 있어서, 샤워 젤 대신 비누로 씻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건물 자체가 나무로 되어 있어서 습기에 약하니 물을 주변에 튀기지 말라는 당부의 문구가 붙어있더군요.
 

깨끗한 화장실...


깨끗한 화장실...


샤워 부스.



좀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까, 이제 약간 기운이 납니다. 그 래서 마을 밤길을 산책하려고 1층까지 내려와 봤는데, 건 물 문이 굳게 닫혀있더군요. 밖에서 잠근 것은 아닐 것 같고, 안에서 어떻게 열 수 있을 것 같은데 방법을 모르겠더라 구요. 문을 고정시키는 걸쇠를 이리 저리 움직여 봤는데, 뻑뻑해서 움직이지도 않을뿐더러, 조금 움직이려고 하면 엄청난 소리가 나서 다른 손님들을 다 깨우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밤 산책은 포기하고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방에 다시 올라 와서는 고되고 길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잠에 듭니다. 아.. 이런 호텔 침대가 만만치 않군요. 숨만 쉬어도 쇠로 된 침대 뼈대와 나무로 된 바닥이 기기기기긱 소리를 냅니다. 신혼부부가 왔다면 정말 난감했을 거예요.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 보니 동내가 매우 조용합니다. 5월 초 이지만 살짝 연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밤 공기는 제법 찼고요, 멀리서 간간히 들려오는 개 짓는 소리가 한국 시골 어느 마을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해 줍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점점 희미해 지면서 어느새 잠에 들었습니다.

문제의 그 침대



침대 크긴 했는데 좀 덜컹거려요..



호텔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는 "멋진 은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귈비 호텔 - 터키 숙소 정보 !!!!" 를 참고하세요.


호텔에서 다음 날 아침에 먹었던 식사입니다.



올리브.



커피.



치즈들.



내 접시. 또 먹고 싶어지네요..



아침에 매일같이 먹게 되었떤 조금 거칠은 빵.



호텔 마당에서 바라본 객실 창문들.



호텔 정원 벽에 새들 장식도 붙어있어요.



예쁜 호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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