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로마와 이탈리아 남부여행
[36편] 다시 찾은 소렌토. 그리고 카프리 섬에 도착했습니다.


2014/12/26 - [여행기목차] - 2013 로마와 이탈리아 남부여행기


풍랑으로 포시타노~카프리 배편은 운행 중단 !!



이제 포시타노를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날 저녁은 카프리에서 잘 생각으로 숙소 예약을 해 두었거든요. 어제 포시타노를 둘러 볼 때에 위 사진에 보이는 여객선 매표소에서 카프리행 배편 정보를 알아 두었습니다. 대략 저녁 5시 정도에 떠나는 배를 타면 된다는군요. 굳이 미리 예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어제는 표를 사지 않았습니다. 오늘 포시타노를 떠나기 전에 사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오전에 버스를 타고 아말피/라벨로도 다녀왔고, 포시타노로 돌아올 때에는 배를 타고 아말피 해안도 둘러 보았으니 카프리로 배를 타고 떠나면 아주 완벽한 하루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 정말 뜻하지 않은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카프리행 배 표를 끊기 위해서 매표소에 가니 오늘은 배가 뜨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바람이었습니다. 어제부터 슬슬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분다 했더니 오늘은 바람이 제법 쎄서 파도가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시타노에서 카프리로 가는 배는 몇 일 정도 운행하지 못할거라고 하네요. 매정하게 매표소 문을 닫는 매표소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제 심장은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카프리에 들어가야 카프리 호텔에서 잠을 잘 수 있고, 그래야 카프리에서 마지막 이틀 동안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으니까요.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카프리로 들어갈 수 는 있을까? 풍랑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한다면 카프리는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닐까? 카프리 호텔을 취소하고 포시타노나 아말피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내야 할까? 다시 나폴리로 돌아갈까?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날은 맑고 하늘은 화창한데, 단순히 바람과 파도 때문에 카프리를 가지 못하다니 !!!! 억울한 마음도 들고 걱정도 들었습니다.


매표소에 있는 배편 정보만 보고 포시타노에서 카프리로 배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제가 잘못했던 것 같습니다. 포시타노의 선착장은 작기 때문에 작은 배만 운행하고, 이 작은 배들은 날씨에 따라 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었네요. 여행이란 원래 예상대로 잘 진행되는 것이 드문 일입니다. 휴우 ~


아무튼 포시타노에서 머물렀던 사보이아 호텔에서 이미 체크아웃을 했기 때문에 짐을 찾으러 가야 했습니다. 호텔에 가서 짐을 찾고 난 후 카운터에 있는 여종업원에게 물어봤습니다. 포시타노에서 카프리로 가는 배가 취소되었는데, 나는 카프리로 가야 하니 방법이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죠. 다행이도 종업원 말로는 소렌토에서는 배가 갈 거라고 합니다. 소렌토에서 출항하는 배는 꽤 크기 때문에 태풍이 오는 것 아니면 배가 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정말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번거롭긴 하겠지만 카프리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 이니까요.


종업원에게 부탁해서 소렌토발 카프리행 배편 시간을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여종업원이 해운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좀 읽어 보더니 몇 시간 후에 출발하는 배편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좀 촉박했습니다. 포시타노에서 소렌토까지 가는 것도 약 한시간 정도 걸리는데, 포시타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나 소렌토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간당간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종업원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바로 짐을 끌고 포시타노 버스 정류장으로 뛰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정말 뛰었습니다.


정류장 앞에서 버스 표를 사고 정류장에 도착하니 정말 다행히도 바로 소렌토로 가는 버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 타야 했기에 관광객으로 가득 찬 버스였지만 겨우겨우 끼어 탈 수 있었습니다. 저녁 때라 아말피 관광을 마치고 소렌토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좌석은 다 차 있었고, 복도에도 거의 사람들로 꽉 차 있었거든요.


저는 좀 괜찮았지만 제 아내는 아말피에서 배를 타고 올 때부터 약간 멀미증세가 있었기 때문에 컨디션이 정말 말이 아니었습니다. 몸도 좋지 않은데 더운 만원 버스에서 서서 가려니 더 고역이었겠지요. 게다가 아말피 해안의 절경을 구불구불 달리는 SITA 버스잖아요! 이제 버스를 탔으니 좀 안심이 되었지만 아내가 잘 버텨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포시타노의 제일 언덕 정류장에서 여러 손님들이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는지 우리 앞 좌석도 비게 되어서 앉아 갈 수 있었습니다. 포시타노에서 오는 배가 취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터 마구 뛰기 시작하던 심장이 겨우 진정되는 순간입니다. 앉아서 한참 버스를 탄 이후에 정신이 들더군요.





위 경로가 포시타노에서 소렌토까지 가는 버스 길 입니다. 버스 안에서는 정신도 좀 없고, 아내가 아플까봐 부채질을 계속 해 주느라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아말피 해안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했네요. ^^



다시 찾은 소렌토, 종종 걸음으로 선착장까지!



버스가 소렌토 시내로 들어서자 다시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정류장 위치도 잘 몰랐고, 선착장이나 매표소 위치도 잘 몰랐기 때문이죠. 버스는 소렌토 시내에서 대략 서너번 서는 것 같았습니다. 그중에서 매표소와 제일 가까워 보이는 곳까지 가길 기다렸다가 내려야 했지요. 모든 것을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구글맵의 도움을 좀 받았던 것 같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그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잘 안나네요.^^


정류장에서 내린 다음에 구글 지도와 시내 표지판을 보고 매표소로 뛰었습니다. 케리어를 끌고 돌로 포장된 소렌토 시내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내내 걱정이 되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별로 없어서 길을 한번이라도 잃어버리면 배를 놓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걷다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계단으로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리프트를 타고 내려갈 것인가를 정해야 했죠. 소렌토는 해안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는 도시라 시내에서 선착장으로 가려면 꽤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보통 관광객들은 소렌토를 느끼보는 차원에서 계단으로 다닌다고 하던데, 저와 아내는 좀 큰 케리어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계단으로 가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남자끼리라던가 시간이 많았다면 계단도 생각해봤을텐데, 지친 아내와 함께 가는 중이라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리프트를 타기로 했습니다. 위 소렌토 시내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결국 리프트를 탄 것이 시간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시내에서 리프트 타러 갔다가 매표소로 가는 것이 좀 둘러가는 길이니까요.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줄 몰랐으니 리프트로 향했습니다.


리프트는 절벽을 수직으로 내려가는 엘리페이터와 같은 형태였는데, 유료였습니다. 1인당 1 유료를 받았네요.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니 바다가 보이고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서 수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소렌토 바닷가 사진을 볼 때 보이던 그 해변인가 봅니다.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기에 그냥 케리어를 끌고 달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매표소를 찾았습니다. 매표소 앞에까지 오니 좀 안심이 되었는데, 매표소 앞에 손님들이 거의 보이지 않더군요.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 혹시 마지막 배가 이미 떠난 것은 아닌지... 아니면 풍랑으로 이후 배가 모두 취소된 것은 아닌지...


매표소에 들어가 직원을 부르니 업무를 마무리 하려는 것 처럼 보이던 아가씨가 나왔습니다. 카프리행 배편을 구한다고 말하니 다행히 마지막 배가 남아있다고 하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이 아슬아슬 했거든요. 표를 사고 나서 숨을 좀 돌릴 수 있었습니다.


선착장으로 가서 짐을 세워 놓고는 마실 것을 좀 사서 마시면서 배를 기다렸습니다. 몇 분 기다리지 않아 카프리행 배가 도착했습니다. 이제 저 배만 타고 가면 카프리에 도착해서 이후 일정을 계획된 것 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소렌토 선착장 풍경



이제 여유가 좀 생겨서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소렌토 선착장에서 바라 본 베수비오 화산입니다. 저 오른쪽 산자락에 폼페이가 있겠고, 왼쪽으로 주욱 가면 나폴리가 있겠지요.




선착장에서 바라 본 소렌토 바다 절벽입니다. 저렇게 높은 절벽 위에 시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렌토 선착장의 모습입니다. 저 천막 아래에서 기다리다 배를 타면 됩니다. 마지막 배편이 다니는 시간이라 손님이 거의 없더군요. 저녁 늦게 카프리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나봅니다.




소렌토 전경입니다. 계단으로 내려왔다면 사진 가운데 보이는 노란 건물 옆으로 나왔을 것 같네요.



짙은 구름으로 하늘이 뒤덮였었는데, 어느 새 구름이 걷힌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햇빛을 보니 건물들이 좀 더 예뻐 보이는군요.











드디어 배에 승선했습니다. 손님이 저희 부부 외에 두어 명 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정말 썰렁하네요.






2층 갑판으로 올라와 소렌토와 나폴리 만 구경을 합니다.




여객선은 소렌토 선착장을 출발해서 항구 밖으로 이동합니다.







이날 날씨가 왔다갔다 했는데, 저 멀리에는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네요. 정말 변화 무쌍한 날씨입니다.







카프리에 도착하다



소렌토에서 카프리까지도 배를 타고 약 한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위 지도에서 보면 거의 직선으로 이동하네요.




잠시 배에서 멍때리고 있다 보니 카프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쪽에서 보는 모습은 바위섬입니다. 멀리서는 저 높이가 어느정도 되는지 짐작이 안되었는데, 섬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그 높이가 실감이 났습니다. 정말 높게 솟아 올라 있더군요.





배는 이제 카프리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항구 이름이 마리나 그란데 입니다.









카프리의 첫 인상입니다. 햇살이 비춰서 그런지 온화해 보이네요.




오후 3시간 정도를 폭풍같이 보내고 난 후라 더 맥이 풀렸습니다. 조용한 섬 동네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이제 호텔 픽업 차량을 타고 호텔로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한적해보이는 마리나 그란데 전경.




작은 보트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카프리에 오니 제법 큰 배도 보입니다. 아마도 나폴리나 살레르노로 가는 배편 같습니다.





카프리섬으로 들어가려면 마리나 그란데 항구를 거쳐야 합니다. 저희가 배를 타고 도착한 곳도 마리나 그란데이지요.





마리나 그란데에서 섬 중앙으로 올라가면 카프리의 중심가인 카프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섬을 넘어서 마리나 피콜라쪽으로 가면 제가 예약한 호텔 엠베서더가 나옵니다.






호텔 픽업 차량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서 호텔 엠베서더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 이 날의 우여곡절은 끝이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포시타노에서 배를 떠나지 못하도록 했던 그 바람이 결국 폭풍우를 불러 왔는데, 카프리에서 첫 날 밤을 쉽게 잠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바람이 정말 세게 불었고 비도 정말 많이 왔습니다. 호텔 방이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비가 많이 왔는데요, 그 이야기는 다음 번 글에 이어서 올리도록 할께요. 한 글에 고생한 이야기를 계속 쓰려고 하니 힘이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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